본질, The Essence

최근에, 플레이그라운드 김홍탁 대표께서 쓰신 <금 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여러 광고를 만들어 온 그는 이 책에서 여러 사례를 소개하면서 ‘본질’에 대해 묻고 답을 제시합니다. 그러면서 본질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에서 시작해봅시다. 삶의 질()을 높여봅시다.”라는 문장으로 정의합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광고와 마케팅이란 것은 A가 만든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 이동시키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그 행위는 유혹이고, 때로는 속임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대중을설득했을 때만이 광고와 마케팅은 성공합니다.

이건 어쩌면 미혼의 여성과 남성이 결혼을 결심하는 단계와 닮아있습니다. 처음에는 외모, 성격, 스펙 등상대방에게서 발견한 다양한 호감으로 연애를 시작하지만, 결국 누구나 최종관문 앞에서 만나는 마지막 질문은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면 내가 행복할까?’입니다. , ‘나의 행복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수긍이 되었을 때 만 결혼의 문을 열 수 있는 것입니다.

광고와 마케팅이란 것이 물건 하나를 파는 것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펜타브리드의마케팅저널 <펜타프리즘 11월호>가 선택한 테마는 그래서본질입니다. 본질은 언제나 크리에이티브의 첫 페이지이자, 캠페인의 마지막 페이지이기 때문입니다.

조현진 / Executive Creative Director XMG Leader

 

BURGER KING : MCWHOPPER PROPOSAL

ABOUT CAMPAIGN

광고주 Burger King

브랜드 Burger King

대행사 Y+R, New Zealand

집행매체 PR, Website

http://mcwhopper.com/


 

BACKGROUND

2위는 1위보다 도발적이다. 1위는 자기 자리를 지키는 수비의 입장이지만, 2위는 언제나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기 때문이다. ‘버거 전쟁이 잠잠한가 싶더니 버거킹이 이번엔 제대로 플레이를 펼쳤다. 2015 9 21 UN 세계 평화의 날을 앞둔 8, 절대 강자 맥도날드에게 양사의 대표 메뉴를 섞은맥와퍼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게다가 수익금은 전액 UN과 세계 평화를 위해 기부하자고 한다.

 

INSIGHT

가만히 있어도 1위인 맥도날드에겐 여간 황당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버거 매니아는 물론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제안을 거절함으로써 맥도날드는 속 좁은 이미지를 가져갔고, 버거킹은 그 대신 신속하게 여러 로컬 브랜드들과 ‘Peace Day버거를 만들어 팔면서 상대적으로 쿨한 이미지를 가져갔다. 미디어가 발전할수록 흔히 여론몰이, 언론플레이라고 하는 것들이 대놓고 가능한 시스템이 갖추어졌다. 광고와 PR의 경계가 무너졌다기 보다 광고가 PR을 적절히 사용할 줄 알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CREATIVITY

사실 맥도날드가 어떤 선택을 했더라도 이는 먼저 제안한 버거킹에게 절대 유리한 것이다. 흔히, 햄버거 매니아들 사이에 농담처럼 이야기하는맥와퍼를 실제로 만들자는 파격적인 제안은 버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이슈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싸움은 먼저 치는 놈이 무조건 유리하다. 상대가 강할수록 더 그렇다. 싸움의 본질을 잘 아는 버거킹이 맥도날드를 보기 좋게 한방 먹였다.

 

Hyundai: The SUV Lifestyle Quiz

ABOUT CAMPAIGN

광고주 Hyundai

브랜드 Hyundai

대행사 Innocean

USA 집행매체 인스타그램

https://vimeo.com/136656327

 

 BACKGROUND

온라인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심리테스트. 시간을 때우기에 이보다 더 좋고 완벽한 포맷은 없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그렇다. 나에게이걸 사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피하고 싶고, ‘이게 당신과 잘어울려요~’라고 말하는 사람의 의견은 받아들인다.

 

INSIGHT/CREATIVITY

현대자동차의 대표 SUV 3종 가운데 어떤 것이 나에게 어울리는지,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인스타그램 안에서 구현해냈다. 자동차 광고는 차를 멋지게 보여주는데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과거 단순 노출방식의 DA광고에서 벗어나 SNS 상에서 고객에게 최적화된 SUV를 찾아주면서, 차를 멋지게 보여준다. 게다가, 거의 비용을 들이지도 않으면서. 어쩌면 진화된 형태의디지털 카탈로그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Beck's: Scratchbottle

ABOUT CAMPAIGN

광고주 Heineken

브랜드 Beck’s

대행사 BBDO Berlin

집행매체 DM

https://youtu.be/e2RHrtGXGxU

 

 

BACKGROUND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파티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방법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맥주의 목 부분에 알루미늄 호일을 긁어서 다양한 그림을 새겨 넣곤 한다. 이런 인사이트에 기인하여 BECK’S에서는 스페셜 한정판, Scratchbottle을 만들었다. 맥주병의 목 부분에만 미끄러지지 않고 쥘 수 있도록 있는 알루미늄 호일 부분을 맥주병 전체에 입혔을 뿐이다. 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이 찍은 자신이 긁어 만든 고유한 병의 이미지가 SNS로 옮겨가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 확산된다.


INSIGHT/CREATIVITY

맥주는 충성도가 가장 낮은 제품 가운데 하나다. 비용 부담이 적고 자주 소비되므로 사소한 이유로 다른 맥주로 대체되고 마실 때마다 바뀌기도 한다. 따라서 맥주 브랜드는 타 브랜드처럼 대형 캠페인에 비용을 쓰기 보다 이처럼 소소하지만 다양하게 변화해가면서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캠페인이 적합하다. SNS를 통한 자발적 참여와 확산을 위해 아이디어가 반드시 SNS에서 출발할 필요는 없다. 공유하고 싶은 뭔가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Google: The Magic Hour

ABOUT CAMPAIGN

광고주 Google

브랜드 Google Maps

대행사 72ansSunny, Amsterdam

집행매체 Website

https://lesheuresmagiques.withgoogle.com/


 

BACKGROUND

더 많은 사람들이 구글맵을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구글은 그 해답을 서비스 안에서 찾았다. 일단, 전 세계 여행자들이 궁금해하는 프랑스 파리 여행 정보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한 인터랙티브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한 여름 해지기 전까지 선별된 51가지 파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의 목록과 수행 장소, 그리고 매일매일 일몰까지 남은 시간이 마치 게임에서 미션 수행을 위한 시간처럼 카운트 다운 되어 보여진다.

 

INSIGHT/CREATIVITY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스터, 모든 광고물에서 모델의 눈에 해당하는 부분에 스티커만 붙였을 뿐인데 또 다른 광고가 되었다. 법적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었겠지만, 아마 학생이 만든 저예산 독립영화 홍보에 자신들의 광고물이 활용되었다고 소송까지 할 광고주는 없었을 것이다. 오프라인으로 시작한 영화 홍보는 그의 위트와 센스 덕분에 온라인을 통해 자연스레 입소문을 타게 되었다.

 

Chicago Ideas: Music VS Gun Violence #PutTheGunsDown

ABOUT CAMPAIGN

광고주 Chicago Ideas

브랜드 Chicago Ideas Week

대행사 Leo Burnett Chicago

집행매체 Website

https://www.musicvsgunviolence.com/xU


 

BACKGROUND

Common, Twista, Kanye West 등 힙합 가수들은 자신의 고향, 시카고가 안고 있는 총기 문제에 대 신랄한 비판 가사로 노래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총기 범죄는 줄지 않고 뉴욕과 LA를 합친 것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여 시카고는 최근 ‘Chiraq’(Chicago + Iraq)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시카고 아이디어, 레오버넷과 함께 Music VS Gun Violence.com이라는 사이트를 열었다.


INSIGHT/CREATIVITY

간단히 살펴보면 흔한 UCC 공모전의 플랫폼 같지만, 기존 유명 가수들 중심으로 진행된 사회적 움직임을 누구나 동참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캠페인으로 재탄생시켰다. 직관적인 메시지와 쉬운 참여 방법으로 길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하는 단순한 방식보다 참신하고 솔직한 의견을 나타낼 수 있고, 무명 랩퍼에겐 자신을 알릴 좋은 기회이기에 많은 이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 내고 있다.

 

L.A. Philharmonic: Van Beethoven

ABOUT CAMPAIGN

광고주 L.A. Philharmonic

브랜드 IMMORTAL BEETHOVEN Festival

대행사 Secret Location

https://youtu.be/j-vtJYmia_o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린불멸의 베토벤페스티벌. 이 기간 동안 LA 필하모닉은 이전에 없던 완전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선보였다. 수백 년간 사랑을 받아온 베토벤 5번 교향곡에 화려한 볼거리가 더해 졌을 때, 생생하게 전달되는 감동의 크기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실 VR 기술 자체가 완전히 새롭다고 하긴 어렵다. 최근 디테일과 기술력이 더 생생한 현장감을 제공하는 등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VR은 결코 실제 Reality가 선사하는 감동이나 진정성을 앞설 수는 없다. 모든 기술이 그러하듯 기술 자체보다 목적이 먼저다.

VR 역시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어마어마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작고 하찮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LA 필하모닉은 공연 실황을 360 VR로 제작하고, 그래픽 요소를 추가하여 아름다운 영상으로 완성시켰다. 그리고불멸의 베토벤축제 기간 동안 다양한 장소를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미니밴에 탑재하여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현재는 Oculus의 마켓플레이스인 Oculus Share에서 다운 받아 Oculus VR과 기어 VR을 이용해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또한 링크의 유튜브 영상을 이용해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LA 필하모닉의 360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직접 체험을 해보면 아주 잠시나마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간 제약을 벗어나 공연이 주는 감동을. 당신이미니밴안에 있든, 사무실 책상 앞에 있든.

 

Bentley: Bentley Inspirator

ABOUT CAMPAIGN

광고주 Bentley

브랜드 Bentley

대행사 VML London

http://bit.ly/1NcQnGb

 

당신의 자동차가 아닌, 당신의 영감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하는 ‘Bentley’. 고급 세단의 대명사인 이 브랜드가 당신을 끌어들이는 방법은 간단하고 쉬워 보이지만, 결코 사소하진 않다. Emotion-Tracking 기술을 통한 고품격 심리테스트.

‘심리테스트’라는 흔하디 흔한 방식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너무 흔해서 돋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벤틀리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게 Emotion-Tracking(감정인식) 기술이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Face Recognition (안면인식) 기술이 고도로 정교화된 버전으로, 얼굴의 미세한 부분, 눈가 주름과 입꼬리의 미세한 반응까지 세밀하게 인식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브랜드의 철학과 영감에 대한 스토리가 영상으로 재생되는 동안 다양한 이미지들을 보여주고 각각의 영상에 반응하는 유저의 표정과 반응이 그대로 인식되고 분석되어 나에게 꼭 맞는 벤틀리 차량을 찾아준다.

예를 들면 영상에서 크게 반응을 한 장면, 장소, 공간, 동작들로부터 차종과 차량의 색상, 옵션, 인테리어, 헤드라이트와 휠까지 결정 된다. 억지스럽지 않게, 기술이 어떤 원리로 작동을 하는지 그리고 각 단계별로 어떤 영상에 내가 반응을 했는지가 최종적으로 보여진다. 심리테스트를 믿지 않는 사람조차 혹할 만큼 설득력을 가진 기술, Emotion-Tracking을 잘 활용한 프로모션이다. 

프로필 이미지
김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