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TAPRISM 2015.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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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원초의 커뮤니케이션 

 

대체로 우리는 텍스트와 이미지로 기호를 만들고 그것으로 타인과 소통한다. 어렸을 적부터 언어라는 기호를 배우고, 그 기호로 글을 쓰고 읽었다. 그 기호로 해석해야 하는 그림을 스케치북에 그려왔다. 나이를 먹어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텍스트와 이미지라는 두 개의 장치를 작동시키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텍스트와 이미지는 우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이 되었다. 그 장치의 기준 안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 혹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한번 의심해보자. 우리는 왜 텍스트와 이미지를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으로 추종하는가? 답은 쉽다. 몸으로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갓난아이들은 모두 가지고 있는 그 몸의 언어가 지금은 퇴화되었기 때문이다. 원초의 언어를 훈련하면서 진화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이라는 원시적 언어를 말 할 수 없으니까, 말 할 줄 모르니까 우리는 텍스트와 이미지라는 기호를불편하게도만들고 학습해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은 하프시코드처럼 바로크에 두고 온 과거의 악기가 아닌 오늘도, 미래에도 실존할 수 밖에 없는 소통의 도구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이번 <펜타프리즘> 6월호의 주제는(Body)’이다.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크리에이터들의 작업들을 살펴보며, 잃어버린 커뮤니케이션의 처음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해보자.

 

조현진 / AMG그룹장, ECD


 

 

  

MONTHLY CAMPAIGN FOCUS

BACTERIA TRACKER



 

당신의 손은 안녕하십니까?

손 세정제 TUI가 세균이 득실거리는 지폐에 QR코드를 찍어 사람들에게 배포하고 손 씻기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BACKGROUND

세균 감염의 80%는 우리의 손을 통해 전파된다고 한다. 세균이 전염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지폐라고 하는데, 지폐는 언제 어떻게 만졌는지 누구의 손에 의해 전달되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손 세정제 브랜드 ‘TUI’는 손 씻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손을 씻으세요”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기 보다 지폐에 세균과 손 씻기의 정보를 담은 QR코드를 찍어 많은 사람들에게 배포가 되도록 하였다.

 

INSIGHT

우리는 지폐에 세균이 많다고는 하나 눈에 보이지 않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를 간파한 TUI는 QR코드를 찍어 지금 만지고 있는 지폐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균을 보여주고, 이 돈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쳤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손 세정제를 사용하여 손을 씻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폐에 QR코드를 넣어 캠페인 집행 비용은 적지 않았지만, 손에서 손으로 돌고 도는 지폐를 또 하나의 매체로 활용하여 기대 이상의 확산 효과를 누렸다.

 

CREATIVITY

말 한 마디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다. 결과물을 보여주거나 행동을 유발하는 강력한 무언가가 있어야 원하는 방향 대로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QR코드는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폐에 있는 세균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현미경이 되어 주어 손을 씻도록 하는 행위 자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었다. QR코드가 찍힌 지폐를 만진 사람들은 두말하지 않고 곧장 손을 씻으러 가지 않았을까 한다.

 

ABOUT CAMPAIGN

브랜드: TUI

광고주: TUI

대행사: Young & Rubicom

집행매체: Offline, Youtube

▶ https://youtu.be/zZ58G5vx110

 

 

 

 SOCIAL CAMPAIGN CASE STUDY 01

HUNT FOR THE PUMP




 

BACKGROUND

‘발이 편해야 하루가 편하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렸다. 신발의 기능만 강조했던 시대에서 디자인도 중시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여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브랜드가 있다. ‘펌프’라는 기능과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인스타 펌프 퓨리’ 모델로 유명한 리복. 지난 3월 퓨리의 아성을 뛰어넘을 “ZPump Fushion”을 출시하여 운동화 프로모션을 위해 인스타그램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달리게 하고, 간접적으로 펌프를 경험하게 하였다.

 

INSIGHT/CREATIVITY

이 캠페인은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찍은 사진을 분할하여 각 계정에 업로드 한 후, 사진 속에 숨겨진 펌프 버튼을 찾은 후 ‘좋아요’를 누르고 태그를 통해 이어진 계정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총 16개의 펌프 버튼을 모두 찾으면 마이크로 사이트에서 인스타그램 내에서 “Zpump Fushion”과 함께 이동한 거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Zpump Fushion을 신고 달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매체의 특성을 잘 활용하여 참여 과정이 복잡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쏠쏠한 재미를 준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ABOUT CAMPAIGN

브랜드 : ZPump
광고주 : Reebok
대행사 : Venables Bell & Partners
집행매체 : Microsite, SNS

▶ https://youtu.be/31amMF5mdQ4

 

 

 

 

SOCIAL CAMPAIGN CASE STUDY 02

#LIKEAGIRL




 

BACKGROUND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계속되는 논쟁거리가 있다. 여자 그리고 남자. 흔히들 ‘여자처럼’, ‘남자답게’ 라는 말을 쉽게 하는데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언어폭력이라는 말도 한 적이 있다. P&G 위스퍼는 #LIKEAGIRL 캠페인은 사회적 실험을 통해 소위 ‘여자애처럼’이라는 말이 청소년기 소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고, 전 세계 소녀들이 사춘기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INSIGHT/CREATIVITY

그 동안 P&G는 하나의 거대 브랜드라기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윤리적인 광고를 집행해왔다. #LIKEAGIRL 캠페인이야 말로 광고의 순기능을 제대로 활용한 것이 아닌가 한다. P&G는 Adobe Social을 이용하여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기타 블로그 등 4백만 개의 소셜 미디어 멘션을 분석 한 후 “여자애처럼”이라는 의미를 재정의하고자 영상을 만들었다. 이 캠페인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켜 올해 슈퍼볼 광고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었다.

 

ABOUT CAMPAIGN

브랜드 : Always / Whisper
광고주 : P&G
대행사 : Leo burnett
집행매체 : Offline, Youtube

▶ https://youtu.be/yIxA3o84syY

 

 

 

 

SOCIAL CAMPAIGN CASE STUDY 03

BEAUTIFUL LIPS




 

BACKGROUND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 있으며,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은 그 중 몇 번이나 내뱉을까? LG의 코스메틱 브랜드 오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말을 선물하자는 취지로 뷰티에 디지털을 접목하여 ‘뷰티풀립스(Beautiful Lips)’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디지털 립스틱은 2개가 한 세트로 구성돼 있는 립스틱 모양의 레코더로 녹음기로 사용할 수 있으며, 녹음 후 립스틱을 다시 결합하면 LED가 립스틱 컬러로 반짝이며 녹음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였다.

 

INSIGHT/CREATIVITY

이 캠페인은 소원해졌던 연인들이 디지털 립스틱을 통해 관계를 회복하는 순간을 담은 영상은 기본, 고객의 사연을 직접 립스틱으로 적어 카드로 제작해주는 이색 이벤트를 진행하여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였다. 코스메틱 브랜드답게 셀러브리티를 섭외했는데 외관상 선망하는 대상이 아닌, 베로나르 베르베르, 히라노 게이치로, 이해인 수녀 등 11명의 작가들을 섭외하여 ‘아름다운 말’을 디지털 립스틱에 직접 녹음하여 ·오프라인 전시 또한 진행하였다.

 

ABOUT CAMPAIGN

브랜드 : O HUI
광고주 : LG생활건강
대행사 : 9FRUITS MEDIA / GO BACK
집행매체 : Microsite, Youtube, SNS

▶ https://youtu.be/NxaES5abLdw

 

 

 

 

SOCIAL CAMPAIGN CASE STUDY 04

BACKMEAPP BY ALWAYS




 

BACKGROUND

주체적인 존재로서 여성의 자신감을 늘 강조하는 여성제품 브랜드 P&G의 Always.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심리적 불안감을 잘 헤아려, 늦은 밤 홀로 귀가하는 여성들을 위해 BackMe- App을 개발하였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한 후 친구를 태깅하면, 상대에게 귀가 알람이 뜨게 되고 경로를 크게 이탈하거나 위급상황이 되면 태깅된 친구에게 경고 알람이 울리도록 설계되었다.

 

INSIGHT/CREATIVITY

이 앱은 180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서는 매일 3,000명 이상의 유저들이 사용했다고 한다. 사용하기가 쉽고 편리하다는 평을 받으며, 밤 10시에 운동하러 가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심리적 만족감까지 준 케이스다. 1회성 이벤트가 아닌 실생활에서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여 ‘나를 지켜주는 친구 같은 브랜드’라는 인식을 소비자 스스로 심을 수 있게끔 한 것 같다.

 

ABOUT CAMPAIGN

브랜드 : Always / Whisper
광고주 : P&G
대행사 : Leo burnett Italia
집행매체 : Youtube, App

▶ https://youtu.be/cGYMZdqoiGA

 

 

 

 

TECHTIVITY FOCUS 01

FUELBOX



 

나이키는 스마트밴드 ‘퓨얼밴드(FeulBand)’의 프로모션 일환으로 뉴욕에 이색적인 자동판매기 ‘퓨얼박스(FeulBox)’를 설치했다. 자동판매기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퓨얼포인트(PuelPoint)’가 반드시 필요했다.

 

더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사람의 욕구는 끝이 없고, 나이키는 기다렸다는 듯 스마트밴드 ‘퓨얼밴드’를 론칭했다. 퓨얼밴드를 손목에 착용한 후 생활하면 활동량, 칼로리 소비량, 운동거리 등 다양한 수치들이 기록되는데 이를 퓨얼포인트라고 한다. 퓨얼박스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사용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퓨얼밴드에 축적된 점수 즉, 퓨얼포인트를 사용해 양말, 셔츠, 모자 등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퓨얼박스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트위터 계정 @NikeNYC을 팔로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팔로워 수는 급증하였다. 나이키는 온라인을 통해 캠페인의 정보를 제공하고,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공유되는 데이터를 리워드 포인트로 전환하여 온·오프 통합 캠페인을 펼쳐 고객에게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ABOUT CAMPAIGN

브랜드 : Nike+
광고주 : Nike

▶ https://youtu.be/-1rcvuL6QhQ

 

 

 

 

TECHTIVITY FOCUS 02

DAD'S PREGNANT TOO




 

아르헨티나의 킴벌리 클라크에서는 ‘아버지의 날’을 맞아 부에노스아이레스 병원에서 예비 아버지를 위한 하기스 태동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태동을 센서로 감지해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복대를 제작해 몇몇 부부에게 체험하도록 하였다.

 

이제 곧 태어날 예비 부모들의 행복한 순간은 아기가 건강하다는 신호를 느낄 때라고 한다. 어머니의 배를 발로 툭툭 차며 건강하게 잘 있다는 인사를 하곤 하는데, 이는 아기를 품고 있는 어머니만이 느낄 때가 많다. 하기스는 이러한 기쁨을 아버지도 같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태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복대를 개발했다. 아기가 발차기를 하면 아버지가 차고 있는 복대의 해당 부위에 LED 불빛이 들어오게 하고, 태동의 감동과 기쁨을 느끼게 하였다.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몸소 체험하게 하여 부모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하기스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기스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앞으로 태어날 생명이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타깃의 감성을 자극하여 브랜드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한 사례이다.

 

ABOUT CAMPAIGN

브랜드 : Huggies
광고주 : Kimberly-Clark

▶ https://youtu.be/UHYB_GqcE9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