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 논쟁 이후, 마케팅 실무는 어디까지 달라질까?

생성형 AI는 처음에는 글을 쓰고, 자료를 요약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해주는 도구에 가까웠다. 이후 이미지와 영상 생성까지 범위가 넓어졌지만, 여전히 사람이 요청한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역할이 중심이었다.

2026년 9월 공개된 GPT-6 Astra는 이 흐름을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든다. OpenAI는 Astra를 브라우징과 컴퓨터 사용, 전문 업무 수행 능력을 강화한 모델로 소개했다. 질문에 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웹사이트를 열고, 정보를 찾고, 여러 단계를 거쳐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서 사용자는 이런 질문이 생긴다.

 

마케터의 PC를 AI에게 맡기면 실제로 어디까지 일을 시킬 수 있을까?

마케팅 업무에는 생각보다 반복 작업이 많다. 경쟁사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최근 캠페인을 찾고, SNS 콘텐츠를 정리하고, 관련 자료를 다시 보고서로 만드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이런 업무는 하나하나 보면 어렵지 않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는다. 검색창과 여러 사이트를 오가며 자료를 찾고, 필요한 내용을 복사해 정리하고, 다시 문서나 표로 옮기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Astra 같은 컴퓨터 사용형 AI가 실무에 들어오면 이런 작업부터 먼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최근 3개월간 경쟁 브랜드 5곳의 캠페인을 조사하고 주요 메시지와 활용 채널을 정리해줘”라고 요청했다고 가정해보자.

기존에는 담당자가 직접 검색하고, 브랜드별 사이트와 SNS를 확인하고, 내용을 정리해야 했다. 하지만 AI가 브라우저와 컴퓨터를 직접 사용할 수 있다면 검색부터 자료 수집, 분류, 초안 작성까지 한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는 AI가 개별 작업 하나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연결해 하나의 업무처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은 찾고 정리하는 ‘시간’일 수 있다

마케팅 업무는 아이디어와 전략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 현장에서는 자료를 찾고, 비교하고, 정리하고, 다시 보고서로 만드는 시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Astra 같은 AI가 실무에 들어오면 이런 반복 작업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업무다.


이런 구조를 보면 AI가 모든 일을 대신한다기보다, 반복성과 정형성이 높은 업무부터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어떤 메시지를 캠페인의 중심에 둘지, 브랜드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클라이언트가 실제로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역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업무

AI가 맡기 쉬운 부분

사람이 봐야 할 부분

경쟁사 조사

검색, 자료 수집, 요약

해석과 검증

레퍼런스 수집

사례 탐색, 분류, 링크 정리

방향성 선택

SNS 모니터링

게시물 정리, 패턴 분석

맥락 판단

보고서 작성

초안, 표 정리, 요약

결론과 전략

광고 소재

카피·시안 변형

최종 선택과 품질

광고 운영

데이터 확인, 이상 탐지

예산·집행 승인

 

할 수 있는 것과 맡겨도 되는 것은 다르다
Astra 이후 AGI와 AI 통제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커지는 이유도 여기 있다.
예전에는 AI가 얼마나 좋은 답을 하느냐가 관심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AI가 얼마나 오래 스스로 작업할 수 있는지, 실제 시스템을 어디까지 다룰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마케팅 업무도 마찬가지다.
AI가 경쟁사 사이트를 보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은 비교적 위험이 낮다. 하지만 광고비를 직접 변경하거나, 브랜드 SNS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거나, 클라이언트에게 메일을 보내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실수했을 때 되돌리기 쉬운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AI에게 무엇을 시킬 것인가뿐 아니라, 어디까지 권한을 줄 것인가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료 조사와 초안 작성은 자동으로 처리하게 하고, 외부 게시물 등록은 사람의 확인을 거치게 할 수 있다. 광고 예산 변경이나 고객 개인정보가 포함된 업무에는 별도의 승인 절차를 둘 수도 있다.
결국 AI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운영 기준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마케터의 역할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AI가 반복적인 실행 업무를 맡기 시작하면 마케터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달라질 수 있다.
직접 검색하고 자료를 옮기는 시간은 줄어드는 대신, 어떤 목표를 줄지, 어떤 자료를 참고하게 할지, 결과 중 무엇을 믿고 무엇을 다시 확인할지를 판단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즉 직접 작업하는 사람에서, AI가 수행하는 작업을 설계하고 검토하는 사람으로 역할이 이동하는 것이다.
물론 브랜드 전략이나 소비자에 대한 이해, 크리에이티브 방향,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처럼 정답이 없는 영역은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중요하다.
오히려 AI가 반복적인 일을 더 많이 가져갈수록 사람은 방향을 정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

AGI보다 먼저 생각해볼 질문
Astra가 AGI에 얼마나 가까운 모델인지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 회사 입장에서 더 현실적인 질문은 지금의 AI에게 실제 업무를 어디까지 맡길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다.
카피 한 줄을 부탁하던 AI가 이제는 브라우저를 열고, 자료를 찾고, 여러 작업을 연결해 수행하는 단계로 넘어오고 있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새로운 AI를 얼마나 빨리 도입했느냐 보다, 어떤 업무를 맡기고 어떤 권한을 제한할지, 그리고 어느 지점에서 사람이 개입할지를 얼마나 잘 설계하느냐에서 차이가 날 가능성이 크다.
AI가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이미 많이 보았으며, 이제는 AI에게 무엇을 맡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