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와 함께하는 AI Agent 프로젝트가 많았는데요. 그동안 성과는 프로젝트 단위로 이야기해 왔지만, 이번에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면 프로젝트를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가. 기획에서 디자인, 퍼블리싱으로 이어지는 실무 전 과정에서 AI가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성격이 다른 두 프로젝트
첫 번째 프로젝트 A는 기존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방대한 자료 분석과 표준 문서 작성 단계에서, 품질 편차 문제와 업무 노하우가 자산화되지 못한는 문제가 반복됐습니다. 따라서 업무 단계별로 AI Agent가 필요한 산출물을 생성하고 실무자는 검토와 확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멀티 에이전트 프로젝트입니다. 신규 프로젝트다 보니 제로베이스에서 컴포넌트를 새롭게 쌓아올려야 했습니다.
두번째 프로젝트 B는 기존의 Agent와 대시보드를 통합한 AI 플랫폼을 만드는 프로젝트로 새로운 UI/UX 원칙을 세우고 사용성을 개선해야 합니다. 디자인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방대한 화면을 일관되게 설계/구현하는데 중심을 뒀습니다.
두 프로젝트를 굳이 나란히 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는 '새로 쌓는' 일, 다른 하나는 '갖춘 것을 늘리는' 일입니다. 성격이 정반대인 두 상황에 AI를 각각 어떻게 적용했는지 비교하면, "AI를 언제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실무 감각이 선명해집니다.
기획·디자인·퍼블리싱, 각 파트가 AI를 쓴 방식
기획은 화면설계서 초안을 AI로 빠르게 뽑아내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작성한 디스크립션과 화면 로직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지를 AI로 교차 검증해 초안 단계의 논리 오류를 조기에 잡았습니다. 동시에 고객 요청사항과 감사 도메인 지식을 AI로 정리·구조화해, 낯선 전문 영역을 이해하는 데 드는 시간을 크게 줄였습니다.
디자인은 가장 큰 발상의 전환이 일어난 파트입니다. 기존에는 촉박한 일정 탓에 프로젝트의 '성격'만 보고 익숙한 레퍼런스를 답습하기 쉬웠고, 설계 전 방향성을 맞추느라 초기 1~2주를 시안 조율에 쏟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디자인 시스템을 먼저 만들던 순서를 뒤집어, AI 에이전트에게 설계서와 레퍼런스를 직접 학습시켜 화면을 즉시 생성하는 탑다운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 결과 핵심 페이지 3장을 단번에 출력하는 압도적인 초기 생산성을 경험했고, 고객사에 제안할 수 있는 디자인의 폭이 넓어지며 초기 소통 비용과 마감 압박이 함께 줄었습니다. 나아가 리액트 코드를 개발자에게 선제 전달하고 완성된 코드에서 디자인 시스템을 역추출하는 병렬 워크플로우까지 실험할 수 있었는데, 이 시도는 고객사의 내부 검증 · 중간보고 체계와 맞물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퍼블리싱은 Claude Code로 Figma의 디자인을 코드에 정확히 옮기는 데 집중했습니다. Figma 변수(토큰)와 코드의 토큰을 AI로 대조해 누락·불일치(purple·Gray·Noto Sans 등)를 자동으로 찾아냈고, Figma MCP 연동으로 노드의 변수·스펙·스크린샷을 AI가 직접 읽어 차트의 색상·축·여백·타이포까지 1:1로 구현했습니다. 하드코딩된 값은 디자인 토큰과 유틸 클래스로 치환하고, `Claude.md`에 반복 작업과 프로젝트 규칙을 미리 정의해 작업 시간을 줄였습니다. 요약하면, 디자인 검수·변환·정합성 관리를 AI가 보조해 디자이너의 의도를 코드에 빠르고 정확하게 반영한 것입니다.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프로젝트 A의 관점에서 기대 효과는 분명합니다. 반복 문서 작성 시간이 줄어 실무자는 분석과 판단에 집중할 수 있고, 4단계 산출물의 형식과 논리가 일관되게 유지되며, AI가 자료를 분석하고 출처를 추적해 데이터에 근거한 판단을 내리고, 흩어지던 노하우가 프로젝트 단위로 축적돼 재사용 가능한 자산이 됩니다.
더 넓게 보면, 이번 경험은 하나의 활용 문법으로 정리됩니다. 제로베이스로 새로 쌓는 프로젝트 A에서는 AI를 고객 설득용 시안 확보, 교착을 깨는 아이디어, 편향 방지용 리프레시 도구로 한정할 때 효과적이었습니다. 반대로 방대한 디자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했던 B에서는 이를 에이전트에 학습시켜 수십~수백 개의 서브 페이지를 순식간에 찍어내는 대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AI의 가치는 프로젝트 성격에 맞춰 쓸 때 극대화됩니다.
함께 기억할 교훈
성과만큼 한계도 분명했습니다. 레퍼런스를 바꿔도 지워지지 않는 'AI 특유의 톤앤매너', 코드가 복잡해 질수록 나타나는 롱컨텍스트 붕괴와 토큰 한계, 그리고 조직의 공식 보고 체계와 부딪히는 프로세스적 제약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현시점에서 'A to Z 완전 자동화'는 불가능합니다. 디자이너에게는 하나의 도구에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AI 툴을 직접 경험하고 유연하게 접목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회사에는 검증된 기존 프로세스와 새로운 AI 툴의 '병행'을 인정하면서 리스크 없이 효율을 높일 타협점을 찾도록 과감한 실험을 장려하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곽정연 리더 / PM, 기획
AI는 더이상 산출물을 빨리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프로젝트 본질에 사람이 집중할 수 있게 돕는 도구가 된 것 같습니다.
화면의 일관성은 AI에게 맡기고, 기획적인 아이디어들을 다듬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최규민 리더 / PM, 기획
프로젝트 A에서는 화면설계 초안(Draft)을 잡는 단계부터 AI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화면 구조와 플로우로 빠르게 시각화할 수 있어 기획 초기 단계의 반복 작업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능 구현 이후 검증 과정에서도 AI를 활용해 예외 케이스와 로직 오류를 사전에 점검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놓치기 쉬운 세부 항목을 AI가 보완해주면서, 기획자로서 더 큰 그림과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었던 협업 경험이었습니다.
이재안 리더 / 디자인
복잡한 핸드오프 없이 의도한 고밀도 UI와 디자인 시스템을 실제 코드로 즉시 확인하며 구현하는 속도감은 매우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디테일이 롤백되는 맥락 유실로 피로감이 컸으며, 결국 미니멀한 감각과 완벽한 위계로 최종 품질을 완성하는 핵심은 디자이너의 직관과 집요한 디렉팅에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변성원 리더 / 퍼블리싱
AI를 활용하면서 마크업 작성, 코드 정리, 오류 확인 등 반복적인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AI가 제안하는 코드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프로젝트 환경과 웹 표준, 접근성을 고려하여 직접 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으며, 앞으로도 AI를 보조 도구로 적극 활용하여 더욱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