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션에서 에이전시 영상팀에 간 이유,

임승현 펜타브리드 영상사업본부 리더

 

 

고작 72초짜리 드라마에 사람들이 열광한다. 아이돌 가수는 TV 밖에서도 인터넷 영상을 직접 찍어 내보내기 바쁘다.
개인방송 BJ가 대기업과 제휴 광고를 찍는다. 그런 시대가 됐다. 동영상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는 웹 디자인 트렌드 변화와 그 맥을 함께 한다. 간결한 카드뷰 레이아웃을 차용한 웹사이트에
짧은 텍스트, 짤방,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가 더욱 중요해진 것. 그중에서도 동영상은 다른 콘텐츠 대비 바이럴 속성이 가장 강력하다.
웹 제작사를 향한 영상 콘텐츠 제작 요구도 늘고 있는 실정.
월간 웹 9월호 특집은 동영상 콘텐츠 트렌드를 짚어보고 아직 동영상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한 에이전시가 준비해야 할 것들을 알아본다. 

진행. 월간 w.e.b. 편집국

AUTO PLAY ▶▶  모바일 시대 궁극의 콘텐츠, 동영상

 웹디자인 트렌드 변화와 영상 콘텐츠의 중요성
 King of 콘텐츠 영상, 특히 모바일 영상
 제작자 눈으로 바라보는  영상 콘텐츠의 지금, 그리고 근미래
 프로덕션에서 에이전시 영상팀에 간 이유 임승현 펜타브리드 FL BU 본부리더
 모바일 영상, 모바일의 틀을 깨라 피키픽처스
 동영상 트렌드 반영을 위해 디지털 기업이 준비해야 할 것

 




 

PENTA ▶▶ 프로덕션에서 에이전시 영상팀에 간 이유
임승현 펜타브리드 FL BU 본부리더

웹 트렌드 변화가 텍스트, 이미지에 이어서 동영상 콘텐츠의 중요성을 새롭게 조명했다.
입 아플 만큼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지만, 지금은 글쟁이 말고 실무자의 목소리를 들어볼 때.
종합 디지털 에이전시 펜타브리드의 임승현 FL BU 본부리더에게 웹 트렌드 변화가 동영상 콘텐츠 제작 실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물었다.

글. 이창민 기자 whale@websmedia.co.kr




: 바이럴 마케팅 영상 표준을 만들다

종합 디지털 에이전시 중에서 손꼽히는 ‘펜타브리드(Pentabreed)’는 월간 웹이 동영상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전부터 영상 제작팀을 운용해왔다. 모바일 퍼스트 이전 시대에도  PC 인터넷 전용 프로모션 및 캠페인 영상에 대한 수요는 있었다. 미처 동영상 트렌드를 예측하지 못했던 여타의 에이전시와 다르게 차근차근 노하우를 쌓아온 펜타브리드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등 뉴미디어 성격에 꼭 알맞은 모바일 친화 콘텐츠를 제작할 준비가 돼 있던 셈.

그리고 2013년, 펜타브리드가 진행한 프로모션 동영상 제작 프로젝트가 대박을 터트렸다. 그 이름은 치석소녀.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배우 송중기와 SNL코리아의 김슬기가 출연한 치석 캐어 제품의 바이럴 마케팅 영상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송중기가 출연한 영화 ‘늑대소년’을 패러디해 누구든지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다. 단, 러닝타임은 마케팅 영상치고는 다소 긴 3분가량이었다. 임승현 펜타브리드 FL BU 본부리더는 당시 이 프로젝트를 총괄해 이끄는 수장이었다.

치석소녀는 유튜브 채널에서 1,500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해 유튜브에서 ‘2013년 가장 인기 있던 영상 10선’ 중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영상을 보고 자진해서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공유했다. 제품을 직접 홍보하는 방식을 탈피해 당시에는 생소했던 드라마타이즈 형식으로 우회하는 전략이 통했다. 분명 마케팅 영상이지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훌륭한 단독 콘텐츠. 이후 바이럴 마케팅 영상은 치석소녀와 같은 드라마타이즈 방식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펜타브리드가 제작한 메디안 ‘치석소녀’ 영상




: 모바일 퍼스트와 BTL 마케팅 시대

치석소녀와 같이 호흡이 짧은 드라마타이즈 바이럴 마케팅 영상이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2013년은 모바일 무선인터넷 환경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LTE 망의 전국적인 보급이 마침내 끝난 시점이기도 하다.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3분가량의 영상물 정도는 스트리밍으로 끊김 없이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된 것. 비단 그 영상물이 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이더라도 말이다.

또한, 지금은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있는 인터넷 영상이 광고인지 아닌지 보면서도 헛갈릴 정도로 바이럴 마케팅 영상 제작 전략이 고도화됐다. 이는 기존 15초, 20초 등 러닝타임이 정해진 TV 광고 시장을 벗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뉴미디어 채널이 대세가 된 덕이다. 이제 광고 영상은 러닝타임의 제약을 벗어나 더 자유로운 몸을 가지게 됐다. 이처럼 스마트폰을 통한 콘텐츠 소비 경향이 강화될수록 뉴미디어의 영향력은 더욱 강력해지며 때때로 영상물은 낡은 옷을 버리고 새 옷을 입기도 한다. 그러면서 영상물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도 강화된다.

문제는 이러한 뉴미디어 환경이 쉬지 않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며 그 모습을 바꾼다는 점이다. 지금의 표준이 내일은 구식이 되는 바닥이다. 결국, 이를 매개로 소비자에 닿아야 할 동영상 콘텐츠 역시 재빨리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 그렇다면 작은 스마트폰 화면만큼이나 짧아진 호흡을 반영한 ‘마이크로화’ 경향이 동영상 콘텐츠에서도 여전히 유효할까.

임 리더는 “짧은 영상이 유일한 답이라고 보긴 힘들다. 모바일로 스트리밍 영상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잠깐 기다리는 5초의 시간도 길게 느낀다”며 무조건 짧게만 만들기 힘든 광고 영상의 구조와 소비자의 관성을 지적했다. 이어서 “광고 영상을 스킵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영상을 짧은 버전과 긴 버전으로 다채롭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세분화된 타깃과 소비자 심리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 제공을 강조했다. 짧은 버전 영상을 접한 사람은 호기심에라도 긴 버전 영상을 보게 될 수 있으니까.




: 기획단부터 마케팅 관점으로 접근

놀랍게도 임 리더는 인터뷰 내내 지극히 마케팅 관점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논했고 이러한 시선이 현 트렌드와 상통했다. 분명, 임 리더가 동영상 콘텐츠 트렌드 맥을 짚는 독특한 시선은 영상 프로덕션에 있다면 얻을 수 없는, 에이전시 자체 영상팀에 있기에 비로소 얻을 수 있는 혜안이다. 이참에 독립 영상 프로덕션과 에이전지 자체 영상팀의 작업 방식 차이점을 물었다. 임 리더는 “치석소녀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당시에 ‘약 빨고 만든 광고’라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칭찬이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서 “이러한 결과는 기획 회의 당시 클라이언트와 직접 소통하며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됐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독립 영상 프로덕션은 이미 상위 에이전시가 완성해둔 기획을 받아 촬영과 연출만 맡아 ‘디벨롭(Develop)’하는 정도의 작업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즉, 영상 프로덕션에 있을 때는 기획과 연출 감각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역할이 제한되는 반면, 에이전시 영상팀에 속했을 때는 기획단부터 연출 및 사후 마케팅까지 모두 총괄할 수 있는 것. 마케팅 트렌드에 특히나 민감한 디지털 에이전시 안에 있으니 프로젝트 진행 시 마케팅 인사이트를 실시간 반영하기도 효율적이다.

나아가 임 리더는 “디지털 에이전시 안의 웹 기획 부서와 동영상 제작 부서는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중요한 지금의 모바일 웹 트렌드에서 확산성이 가장 높은 콘텐츠는 동영상”이라며 “ATL 마케팅보다 BTL 마케팅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특히, 페이스북은 타깃을 세세하게 나눠서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리더의 지적은 타깃 공략이 어려운 유튜브를 빠르게 추격하는 페이스북만의 특장점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처럼 특정 콘텐츠를 원하는 타깃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는 BTL 마케팅이 강화될수록 바이럴 특성이 강한 동영상 콘텐츠는 앞으로의 웹 트렌드에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질 것이다.




Mini Interview

영상 제작 일을 시작한 계기? 
임승현
  2003년 12월, 조감독으로 시작했다. 감독을 하고 싶은 사람도 많지만, 프로젝트 기획부터 꼼꼼하게 챙기고 정리하는 성향 탓에 PD가 더 잘 맞을 것 같아 2009년 진로를 전향했다. 영상 프로덕션에도 있었는데 정해진 콘티를 받아 디벨롭하는 연출을 하면서 점점 영상에 흥미를 잃었다. 펜타브리드에서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동영상 콘텐츠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지한 에이전시가 따로 팀을 꾸리지 않고 자체 인력에게 영상물 제작 교육을 시켜 대응하겠다면? 
임승현
  말도 안 된다. 영상 제작은 관련 학과를 졸업한 전문 인력의 역할이다. 마케팅 감각이 있더라도 영상 제작 실무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아무리 교육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영상팀을 구성한다면 외부에서 괜찮은 인력을 영입하는 게 맞다. 최근에는 영상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시각디자인 전공 인력을 충원하는 경우도 있다.

비용을 투자해 영상 팀을 신설하면 좋지만 프로젝트 사이사이 유휴인력이 생기면 그것도 골치다. 펜타브리드만의 비법이 있다면? 
임승현
  생각보다 유휴인력이 생길 정도로 여유 있는 일정이 아니다. 대부분 연달아 프로젝트에 들어가며, 간혹 여유가 있을 때는 기존 프로젝트 고객사와 미팅을 하거나 영상 작업이 없는 다른 프로젝트에 참가해 학습하는 식이다. 굳이 펜타브리드만의 비법을 하나 꼽아야 한다면 유휴인력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랄까.

동영상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한다. 앞으로 도래할 영상 트렌트? 
임승현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했다. 공간감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3D 영상이 앞으로 동영상 트렌드가 될 것 같다.

그 트렌드가 에이전시 작업 환경에도 영향을 줄 것 같나? 
임승현
  물론이다. 해외의 경우, 따로 모델하우스 건물을 짓지 않고 오큘러스 영상으로 가상 체험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 선례가 있다고 들었다. 지진이나 화제 등 간접 체험을 통해 자연재해의 위험성을 알리는 공익광고 역시 에이전시가 맡게 될 작업이다. 좀만 생각해보면 프로모션과 캠페인 영상에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참 배울 게 많은 리더다. 별도의 자기계발 시간이 있나? 
임승현
  ‘좋은 리더가 되는 방법’이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공부를 한다. 팀에게는 뉴미디어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한다. 앞으로 동영상 콘텐츠는 뉴미디어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치석소녀' 영상 보러 가기]

http://goo.gl/ANZp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