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 view 선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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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5년도 일주일이 채 남질 않았네요. 연말에 다들 유종의 미를 거두고 계시는지요. 시기가 시기인 만큼 올 한 해 고마웠던 분들께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할지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펜타브리드도 연말 송년회를 앞두고 사내 직원들 간에 ‘마니또’ 이벤트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마니또’는 이태리어로 ‘비밀친구’를 뜻하는데요, 말뜻 그대로 요즘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마니또 자리에 몰래 선물을 놓고 가기 위해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거나 준다는 건,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죠.

그래서 오늘은 이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혹여나 “바로 이 순간이 당신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와 같이 자기계발서 같은 전개는 기대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지극히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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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선정! 누구를 위한 선물인가요?

선물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관계로부터 출발합니다. 선물할 대상의 우선순위를 뽑아 본다면 가장 상위에 랭크 하게 될 대상은 아마도 여러분들의 가족일 것입니다. 그다음으로는 당신의 이성 친구일 가능성이 크겠고, 그다음 순위로는 직장동료이거나 이웃 혹은 친한 친구일 것입니다. 물론 본 적도 없는 그 누군가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선물해야 할 상황도 많겠지만, 이번 내용에서는 그런 특수 상황은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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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점검. 선물의 목적은?

선물할 대상이 선정되었다면 그다음은 내가 어떤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선물하려고 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물하는 목적은 개인에 따라 아주 다양합니다. 대상의 은혜에 대한 보답이거나, 감사의 인사이거나 혹은 호감의 표시이거나 사랑의 고백일 수도 있으며, 그것도 아니라면 ‘나 여기 있어요~’ 라는 존재의 알림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선물할 대상과 목적을 명확하게 수립되면, 자신의 경제적, 관계적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본격적인 아이템 선정단계로 돌입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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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수립. 적절한 선물 구입비용은?

우리는 비용을 물질적 비용과 시간적 비용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볼 겁니다. 대상을 위한 선물 구매비용을 Y축, 선물 준비에 할애할 시간을 X축으로 잡고 선물 그래프를 그려봅시다. 아마도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한 4가지의 선물 유형이 도출될 것입니다. 첫 번째 유형은 의례적이고 공식적이지만 상호 소중한 관계에 속하는 분들을 위한 선물로서 그분들에게는 선물의 구매비용을 비롯하여 준비하는 시간까지도 공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자면 특별한 날, 당신이 각별하게 신경 쓴 장소에서 대상과 함께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 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 유형은 의례적이며 공식적인 관계에 있는 분들을 위한 선물인데요. 이런 분들 위해서는 가격 중심의 선물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구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세 번째 유형은 당신과 깊은 교류가 없는 분들을 위한 선물입니다. 사실 많은 분이 이미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이런 관계의 분들을 위해서는 형식적인 선에서 선물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신중해야 할 것이 있는데요. 이 대상 중에는 당신이 미처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거나 당신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웃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너무 쉽게 속단하지는 마시고 사전에 상대와의 관계를 점검하는 기회를 꼭 가져 보시길 추천합니다. 마지막 네 번째 유형은 당신과 소중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분들을 위한 선물인데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물의 비용보다는 대상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양적으로만 긴 시간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건 기본이겠죠? 아마 이 유형의 대표적인 분들은 당신의 가족일 것입니다. 자, 이처럼 선물이라는 건 당신이 맺은 관계와 경제적 비용, 더불어 가장 소중한 자원인 당신의 시간까지도 고려한 최적의 아이템을 선택하셔야 한다는 사실, 이제 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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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구입. 어떤 아이템이 좋을까?

과거 1993년 미국경제학회 논문집(American Economic Review)에는 흥미로운 논문이 하나 게재되어있습니다. 이는 미국 예일 대학의 경제학자인 조엘 왈드포겔 교수가 예일대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논문으로, 1년 동안 자신이 받은 선물에 대해 느끼는 금전적 가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은 자신이 받은 선물의 가치를 실제 가격보다 12.9~33.9% 정도 낮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선물한 사람이 만 원을 주고 샀더라도 받은 사람은 6천5백 원~8천7백 원 정도의 상품으로 생각하며 결국 그 차이는 경제적 손실 발생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왈드포겔 교수는 이러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선물을 받는 사람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선물 구매의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비효율적인 거래이기 때문에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물은 바로 현금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지금 같은 초 관계중심 사회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형성되는 가족애나 사회적 관계 등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분명 존재하니까요. 실제로 이러한 관계적 가치증대는 선물을 주고받는 목적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왈드포겔 교수의 주장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본다면, 선물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기호를 체크하지 않고 준 선물은 받은 사람 처지에서 볼 때 쓸모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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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도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연말연시 선물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학자 대부분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서로에게 관심이 있으며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 교수는 어떤 선물이 가치 있는 선물인가라는 질문에 내구성이 높은 제품일수록 선물한 사람을 더 오래, 더 자주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좋은 선물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펜보다 필통이, 꽃보다는 꽃병이 더 오래 사용되기 때문에 선물한 사람을 더 오래, 자주 생각하게 된다고 말하였습니다. 헤드폰처럼 개인이 오랫동안 자주 사용하게 되는 물건을 선물 받게 될 경우,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을 때마다 ‘이렇게 좋은 헤드폰을 선물하기 위해 선물 한 사람은 얼마나 애를 썼을까’라고 생각하면서 고마워할 것이라는 거죠. 정반대의 관점을 가진 왈드포겔 교수의 주장처럼 현금을 선물 받아서 자신이 직접 헤드폰을 샀다면 선물한 이의 그런 감정을 느끼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은 바로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담긴, 받는 사람에게 유용하거나 가치 있는 아이템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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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올 연말 소중한 사람들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정리가 좀 되셨나요? 혹시 지금 이 순간 모니터 한 편에 온라인 쇼핑몰 검색창을 띄운 채로 무작정 선물을 고르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이 글을 통해 소중한 사람을 위한 최적의 선물을 고르실 수 있게 되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당신의 선물을 통해 소중한 관계들을 더 소중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시길 소망해 봅니다. 그럼 저도 제 마니또 자리에 슬며시 다가가서 그의 취향을 좀 더 파악해 봐야겠습니다.

 

 

 

 

LEADER’s view 펜타브리드 그룹리더가 발견한 인사이트 신영현 GROUP LEADER COMMUNICATION & MARKETING GROUP EC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