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 view # 아껴쓰자. 콜라보레이션

 

콜라보레이션 이미지

 

가볍고, 흔하고 낡아진 콜라보레이션
피자를 막걸리의 안주로 먹을 때 혹은 TV에서 유명한 가수와 택시 운전사가 같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았을 때 우리는 그런 모습을 콜라보레이션 (Collaboration) 이라고 편하게 부릅니다. 하지만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단어의 원래 뜻은 그렇게 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콜라보레이션은 2차 세계대전 후 ‘나치와 협력한 배신자들’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된 표현이었습니다. 어원대로라면 콜라보레이션은 배신자를 처단하겠다는 무시무시한 개념이며,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행동을 유발시키는 단어인 셈입니다. 사실 마케팅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콜라보레이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가 시장에서 생존과 경쟁우위를 갖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시도하는 협력이고 합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이 비장한 단어를 너무 가볍게 보고, 썼고, 흔하고 낡은 것으로 만들어버렸던 것입니다

 

콜라보레이션 이미지

 

브랜드의 목숨까지 걸어야, 콜라보레이션
진짜 콜라보레이션의 정체를 저는 ‘남들이 못하는 용기와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 이제 우리에게 자연스러워진 주유소와 편의점 혹은 패스트푸드 매장의 콜라보레이션은 스페인의 석유회사인 렙솔(Repsol)이 매우 절박했을 때 찾아낸 아이디어였고, 베르사체(VERSACE) 가 최악의 시대를 돌파하고 가치 있는 명품으로 부활할 수 있었던 요인들 중에는 H&M과의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판매한 사건(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베르사체 대첩이라고 썼습니다.)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상용화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전혀 사업적인 접점이 없다고 생각했던 프랑스의 자동차 회사 르노(RENO) 와 스킨케어 브랜드인 비오템(Biotherm) 의 콜라보레이션은 자동차가 운전자의 피부와 건강까지 지켜주겠다는 도심형 전기차 프로젝트 <ZOE 스파 카>의 원천 철학이 되었으며,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버거킹이 맥도널드에 제안했던 맥와퍼 (McWhopper) 캠페인은 대중에게는 직접 새로운 햄버거를 만들어보고 SNS에 게시하고 공유하는 재미를, 버거킹에겐 칸느 광고제의 트로피를 그리고 버거킹의 제안을 거절한 맥도널드에겐 꼰대스럽고 쿨하지 못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McWhopper 캠페인 영상 


아껴주자, 아껴 쓰자, 콜라보레이션
상식적인 수준에서 대충 하는 것, 붙일 수 있는 흔한 것을 붙이는 것은 콜라보레이션이 아닙니다. 진짜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의 목숨까지 내놓고 해보는 위험한 도박입니다. 극도의 예민함과 비장함만이 콜라보레이션을 성공 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마케팅을 하는 우리부터라도 이 단어를 좀 아껴주고 아껴서 쓰면 좋겠습니다.

 

 

 

Leader’s view 펜타브리드 그룹리더가 바라본 인사이트 조현진 ECD Communication & Marketing Group